한때 ‘가성비 브랜드’로만 여겨지던 현대자동차는 최근 글로벌 고성능 시장에서 재평가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독일 출신 자동차 엔지니어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BMW에서 30년 넘게 엔지니어 경력을 쌓은 후, 2015년 현대차로 영입되어 브랜드의 근본적인 성능 철학을 바꾸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현대차의 체질을 바꾸고, 고성능 N브랜드를 탄생시킨 알버트 비어만을 알아보자.
BMW M의 수석 엔지니어에서 현대차로 깜짝 영입
알버트 비어만은 BMW에서 31년간 근무한 고성능 차량 개발 전문가다. 특히 BMW M 디비전(고성능 부서)에서 수석 엔지니어로 활약하며, M3, M5, X5 M 등 수많은 고성능 차량 개발을 주도했다. 그는 ‘운전의 즐거움(Joy of Driving)’이라는 BMW의 철학을 기술적으로 완성한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2015년,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 업계 안팎을 놀라게 할 영입을 발표한다. 당시 57세였던 비어만을 현대자동차 시험 및 고성능 개발 담당 부사장으로 데려온 것이다. 당시만 해도 현대차는 고성능 차량에 대한 이미지가 거의 없었고, 유럽 시장에서도 브랜드 신뢰도가 낮았기 때문에 이 영입은 현대차의 ‘자존심 회복 선언’으로 여겨졌다.
현대차는 비어만을 중심으로 독일 뉘르부르크링에 고성능 테스트센터를 마련하고, 성능 중심의 차량 개발 체계를 본격화하게 된다. 그의 주도로 개발된 프로젝트 중 하나가 바로 ‘현대차 N 브랜드’다.
N 브랜드의 탄생과 현대차 성능 철학 수립
비어만의 가장 상징적인 업적은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인 ‘N’ 시리즈의 출범이다. 현대차는 2016년부터 i30 N, 벨로스터 N, 코나 N 등 다양한 고성능 모델을 선보였고, 이는 샤시, 서스펜션, 브레이크, 주행 보정까지 전체를 새롭게 설계한 ‘운전 재미’ 중심 차량으로 평가받았다.
‘N’이라는 이름은 비어만의 테스트 철학을 상징한다. Namyang(남양연구소), Nürburgring(뉘르부르크링) 이 두 곳에서 차량이 단련된다는 의미다. 비어만은 현대차의 기존 주행 감각에서 벗어나, 정밀한 조향감과 고속 안정성, 제동력 등 유럽식 고성능 기준을 도입했다. 이는 일반 승용 모델(K5, 쏘나타, 투싼 등)에도 반영되어 전체적인 주행 품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그는 내부 인터뷰에서 “운전의 즐거움은 단지 빠르게 달리는 것만이 아니라, 차와 운전자가 하나처럼 움직이는 감각에서 온다”고 말한 바 있으며, 이는 N 브랜드의 정체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CTO 승진과 은퇴 이후에도 남은 영향력
2020년, 알버트 비어만은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장(CTO)로 승진했다. 이는 외국인이 맡은 가장 높은 직책 중 하나로, 그가 고성능 개발자에서 현대차 전체 기술 방향성까지 설계한 총괄 책임자였음을 보여준다.
그의 CTO 재임 중에도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다:
- 제네시스 G70, G80, GV70 등의 주행 완성도 개선
-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완성도 향상
- 현대 모터스포츠 프로그램 강화 등
2021년 말 은퇴를 발표한 이후에도 그는 ‘기술고문(Technical Advisor)’ 자격으로 현대차와 기술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현대차가 2025년 이후 내놓을 고성능 전기차 개발에도 초기 세팅과 방향성 조언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버트 비어만은 현대자동차의 체질을 바꾸고 기술 철학을 재정립한 인물이다. BMW M의 정통성을 현대차에 이식해 낸 그는, 현대차를 '저렴한 차'에서 '도전하고 성장하는 브랜드'로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의 성과는 고성능 모델에만 머물지 않고, 전체 라인업의 품질 개선으로 이어지며 현대차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향후 그의 기술 유산이 전기차 시대에 어떻게 이어질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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